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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6 00:54

어떤 장엄함-브람스의 교향곡 4번 REVIEW

감상자를 즉각에서 압도하는 장엄함이 있다. 많은 경우 현대의 대형 건축물이 이에 속할 것이다. 히틀러와 그의 건축가 알프레드 슈페어가 만들려 했다는 40만명 수용 가능한 스타디움이 그랬을 것이다.

반면 장엄함의 분위기만을 풍기는 장엄함이 있다. (가본 적 없는) 앙코르 와트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분명히 장엄하지만 그 장엄함의 실체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는 상태. 장엄함의 한 조각, 벽돌을 내주면서 전체를 짐작케하는 수법.

푸르트벵글러가 베를린 필을 지휘해 라이브로 녹음한 브람스 교향곡 4번은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분명 장엄한 구조를 지녔는데 쉽게 파악이 되지 않는다. 브람스의 교향곡은 직설적이고 웅장한 베토벤, 음울하고 신경질적인 말러 사이에 자리한 듯 들린다. 적어도 내게 브람스는 베토벤, 말러, 쇼스타코비치보다 이해가 어렵다. 단지 내가 접한 브람스 교향곡이 모노 녹음이기 때문만은 아닌 듯 하다. 지금 브람스라는 커다란 건물의 주변에서 떨어진 조각 하나를 주워든 느낌이다. 거칠고 오래된 건물의 일부인데, 크기와 모양새를 가늠하기 힘든 건물은 안개 저편에 자리하고 있다. 저건 뭘까.

덧글

  • actvoice 2008/04/24 15:09 # 답글

    첫번째 '장엄함'은 위로부터 주어진 종류라면, 두번째 장엄함은 내면에서 받아들이고 또 설득당하는 종류가 아닐까요 (어쩌면 모태신앙인이 경험하는 진정한 회심과도 비슷한...)
    아무튼 교향곡에선 큰 스케일, 특히 관악/타악기의 총편성을 통해서 장엄함이 연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지휘자는 '암보'로 연주자들을 이끄는 식이고... 브람스 교향곡 4번을 한번 자세히 들어봐야겠네요 ㅎㅎ 전 브람스의 현악 중주(4,6 등)를 참 좋아해요. 때로 모짜르트만큼 쾌활하기도 하거든요. 보통 브람스하면 어둡고 장중하고 그렇게들 얘기하지만 사실 브람스의 매력은 선명함과는 거리가 먼 ambivalence에 있지 않을까 한다는...
  • myungworry 2008/04/24 23:12 # 답글

    정말 모호해. 당분간 모차르트로 선회. 방금 CD 170장짜리 모차르트 전집 구매....-_-;
  • actvoice 2008/04/25 19:04 # 답글

    하하하 그런 전집도 있어요? ^^;; 어렸을 때 백과사전 모든 항목이나 과학백과 문학전집 전권 따위를 다 읽어보겠다며 덤볐던 게 생각나는걸요 ㅋㅋ 근데 모짜르트는 좀 '흔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전집을 사는 소비자의 상당수는 태교/교육적 목적을 가진 게 아닐까 한다는;; 여튼 하나하나 리뷰를 기대해볼게요 훗. 플룻&하프 협주곡도 있겠군요 지난주에 꽂혀서 계속 들었는뎅
  • myungworry 2008/04/26 13:34 # 답글

    오늘 오후 도착 예정. 아마 170장 중엔 죽을 때까지 안 듣는 것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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