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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1 23:53

마약 영화의 정석-황금팔의 사나이 REVIEW


황금팔의 사나이 The Man with the Golden Arm

감독 오토 프레밍거/ 출연 프랭크 시나트라, 엘레노르 파커, 킴 노박/ 미국/ 1955

대단한 기술을 가진 소규모 도박장 딜러이자 헤로인 중독자였다가 감옥에 갔다가 돌아온 남자 프랭키(프랭크 시나트라)의 이야기. 감옥에서 드럼을 배운 그는 딜러 일, 마약을 끊고 음악을 하고자 하지만, 주변 환경은 그를 놓아두지 않는다. 몇 해 전 프랭키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로 다리를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아내 조쉬(엘레노르 파커)는 장애를 빌미로 그를 속박한다.(그러나 사실 조쉬는 걸을 수 있는 상태인데, 주변 사람을 속이고 있다)  프랭키는 옛 애인 몰리(킴 노박)에게 아직 마음이 남아있지만 조쉬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어쩌지를 못한다. 

프랭키의 마약 복용 장면이 인상적. 대런 아르노프스키의 '레퀴엠' 같은 영화에서 온갖 커트와 음향 효과를 이어붙이며 마약 복용의 순간을 시각화하려 했지만, '황금팔의 사나이'의 단순한 미쟝센에 미치지 못한다. 프랭키가 팔을 걷고 마약상이 주사를 팔 쪽으로 가져가면 카메라는 프랭키의 두 눈을 클로즈업한다. 시나트라의 눈빛이 약간 흐려진 듯 하더니 미간이 떨릴 듯 말듯 하는데, 별 것아닌 연기 같지만 기가 막히다. 나중에 스스로 마약을 끊기 위해 발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런 장면들 때문에 미국 상영 당시 심의를 받지 못한 채 개봉 강행됐고, 결국 이 영화를 계기로 마약, 낙태 등 논란있는 장면에 대한 심의가 완화되었다고 하는 뒷얘기.

본처이지만 팜므 파탈에 가까운 조쉬 캐릭터도 좋다. 일부러 휠체어 신세를 지면서 남편을 속박하는데, 불안감, 질투에 가득 차 있고 신경증 증세를 보인다. 무섭거나 불안해지면 목에 차고 있던 호루라기를 불어제낀다. 사소하지만 효과적인 소품이다.

반면 정부 몰리 캐릭터는 다소 평면적이다. 금발에 큰 가슴을 가진 킴 노박이 한없이 선하고 남자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침착한 캐릭터를 맡았다는 것부터가, 미안하지만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킴 노박은 '현기증'의 종잡을 수 없는 여자 아니었던가.

오래 기억되는 디자이너 솔 바스의 오프닝 타이틀, 엘머 번스타인의 박진감 넘치고 쉽게 기억되는 빅 밴드 배경음악. 현대의 영화에선 쉽게 찾아보기 힘든 안정적인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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