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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30 00:11

허세 쩐다-펜트하우스 코끼리 REVIEW

2등과의 격차가 크다.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올해 나온 최악의 한국영화라 단언할 수 있는데, 초반부까진 그래도 <정승필 실종사건>과 선두를 다투는가 싶었으나 중반부 이후 아주 멀리 달아났다.

30대 초반 잘나가는 남자들의 삶을, 40대 중후반의 감각으로, 고등학생이 미니홈피에 글쓰는 마음으로 만들면 이런 영화가 나올 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러닝타임은 무려 146분이며, 순제작비만 35억원이다. 투자자와 제작자의 배짱 한 번 남자답다.

30대 전문직 남성들의 지저분한 섹스 라이프를, 찍다만 뮤직비디오같은 화면과 당최 무슨 뜻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추상적 대사로 풀어내는데, 대체로 역겹고 가끔 어이없다. 영화 후반부 황우슬혜가 사기꾼 겸 정신병자로 등장해(이건 스포일러긴 하지만, 스포일러를 풀어서라도 이 영화를 보려는 사람의 발길을 붙잡는게 공익에 도움이 된다) 미래에서 온 얘기를 하는 지경에 이르면, 이건 감독 이하 제작진 전제가 한꺼번에 정신줄을 놓은게 아닌가 궁금해질 정도다. 장혁, 황우슬혜, 이민정 등은 작품 하나 잘못 선택했다가 커리어를 통째로 망칠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다. 오토바이를 타길 원하며 언젠가는 벤츠나 포르쉐도 타고 싶어하는 허세에 쩐 일부 남고생이 보면 좋아할 것도 같은데(몇 번의 베드신도 있으니), 공식적으로는 18세 관람가라는 것이 문제긴 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상대에게 날을 세우기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아무리 안 좋은 영화라도 미덕이 있음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가고 있지만, 정말 이런 영화 앞에선 그 모든 마음 수련이 무력해짐을 느낀다. 이 영화를 끝까지 보아낸 나 자신에게 상을 주고 싶다.

이 영화가 어떻게 35억원을 끌어모을 수 있었을까. 올해 한국영화계가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할 미스터리다. 


첨언)쓰려다가 잊어버렸는데, 이 영화에 이름을 올린 이들에게도 도매금으로 원망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음악은 DJ SOULSCAPE가 맡았는데, 괜히 집에 있는 그의 씨디까지 내다버리고 싶어졌다. 소설가 김영하가 친분이 있어 영화 제목을 지어줬다고 하는데, 원래 좋아하지 않았던 그가 더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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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ynigirl 2009/10/30 11:50 # 답글

    라따 라따 아라따~ 절대안볼게!!
  • myungworry 2009/10/30 11:57 #

    안보겠다고 꼭 약속!
  • 너부리 2009/11/04 11:44 # 삭제 답글

    갑자기 보고싶어졌다..ㅎㅎㅎ
  • myungworry 2009/11/04 16:31 #

    보면 이제 너하고 안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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