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月館

myungworry.egloos.com

포토로그 마이가든



2009/11/08 12:07

결혼에 대한 환상 내가 다 깨줄거야-레볼루셔너리 로드 REVIEW

오, 아직 '결혼은 젊고 아름다운 두 남녀가 만나 내놓을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는 미혼자가 있다면, 반드시 리처드 예이츠의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읽을 것! 읽고 나서 책에 전혀 공감을 못하겠고, 행복할 수 있었던 주인공들이 왜 아무 이유 없이 파멸의 구덩이로 빠져드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그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할 수 있음. 오히려 이 책이 일정 부분 리얼하다고 느낀다면, 그의 결혼생활은 그럭저럭 잘 굴러갈 가능성이 높음. 

허나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잘 쓰여졌지만 난 이 책을 좋아한다고 말은 못하겠다. 1950년대 풍요로운 미국 중산층에 대한 작가의 조롱과 풍자가 지나친 이유다. 그들의 삶을 파고들었다는 느낌보단, 유리창 너머 관찰자로 팔짱을 끼고 본다는 느낌이다. 그들이 아주 조금씩 망가져가는 모습을 냉정하게, 웃음을 간신히 감춘 채 관찰한 뒤 글로 옮기고 있다고 할까. 게다가 결말부에는 갑작스럽게 낭만적, 감상적 모드로 전환하는데, 지금까지의 냉소적인 태도를 반성이라도 하는 걸까.

그런 의미에서 내게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영화가 원작 소설보다 나은 몇 안되는 경우로 기억될 것 같다.(같은 경우로 <파이트 클럽>,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있었다) 케이트 윈슬렛,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에는 품격이 있었다.(<타이타닉>의 연인이 12년만에 이렇게 끔찍한 결혼생활 연기로 만났다는 것은 흥미롭다) 샘 멘데스의 연출에는 삶에 대한 냉소 대신, 그 안의 어찌할 수 없는 비극성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 원작의 에피소드나 줄거리를 거의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2시간 내에 압축하는 간결함이 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윈슬렛은 <더 리더>가 아니라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오스카상을 받아야했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myungworry.egloos.com/tb/5164030 [도움말]

덧글

  • sang 2009/11/09 23:08 # 답글

    꼭 봐야겠고 책은 읽지 않으렵니다~
  • myungworry 2009/11/10 10:32 #

    근데, 아무리 감독이라도 부인이 이런 끔찍한 역할 하는거 보면 마음이 좀 그럴거 같던데..
덧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