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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피플의 모호함-1Q84

무라카미 하루키가 내놓은 화제의 신작 <1Q84>를 읽다. 많은 이들이 'IQ84'로 잃어서, 혹시 지능지수가 84인 사람의 역경과 극복을 그린 이야기냐고 오해한다고 하지만(사실 내가 처음에 그랬다), 책의 상권의 3분의 1쯤 읽으면 제목이 조지 오웰의 <1984>를 의식해 비틀어 지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손이 페이지에서...

인상 쓰는 놈이 진다-멋진 하루

날이 금세 저물고 또 추워졌기 때문일까. 새드 엔딩은 들춰보기도 싫다. 이런 기분일 때는 더 깊이 침잠하는 사람도 있고, 터무니없이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도 있는데, 최근의 나는 후자에 가깝다.(예전엔 안 그랬는데. 10년전의 가을엔 조동진 노래를 엘피로 듣곤 했는데) 오늘도 <북극의 연인들>이란 10여년전 유럽 영화의 시사회가 있...

허공의 문장-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대표작 '설국'을 읽다. 가와바타는 196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설국'은 1937년 발표된 중편인데, 기승전결이 뚜렷하다기보다는 수차례에 걸쳐 내키는대로 써둔 것을 등장 인물의 심리에 따라 느슨하게 엮은 측면이 크다.10여년전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에 잠시 혹했던 기억이 있다. '달에 울다'의 고즈넉하면서 탐미적인 느낌에...

폐 안끼치는 형사-용의자 X의 헌신

일본의 형사들은 다들 이렇게 예의가 바르단 말일까. 몇 달 사이 일본 추리 소설 2권을 읽었다.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에 이어, 이번엔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이다. 이들의 소설을 줄창 읽고 싶은 생각은 없기에, 일단 그들의 대표작이라고 알려진 작품들을 선택했다. '용의자 X의 헌신'에도 남에게 폐 안끼치려 노력하는 형사가 나온다. 용의...

개인과 보편-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어떤 예술 작품이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다루든, 개인의 내밀한 풍경을 그리든 상관은 없다. 오늘날의 예술, 특히 소설은 갈수록 후자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기엔 반드시 성취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개인을 다루되 보편에 도달할 것. 한 인간의 내면을 파고 파다가 결국 가장 밑바닥에 도달했을 때, 그래서 그 밑바닥의 모양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독자들...

신용카드라는 미끼-화차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를 읽다. 400쪽이 넘는 책인데 4일 정도 지하철을 왔다갔다하는 사이에 다 읽었다. 하긴 누군가는 이보다 3배 정도 두꺼운 '모방범'을 그렇게 읽었다고 했다. 근래 쓰여진 추리소설로서는 보기 드문 어떤 품위가 있다고 할까. 독자의 눈을 잡아끌기 위한 흔한 베드신, 살인 장면 하나 묘사되지 않는다. 이른바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는...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옥문도

요코미조 세이시의 '옥문도'를 읽다. 독서후 생각나는 건 (당연히도) '소년탐정 김전일'이고, (미심쩍게도) 영화 '혈의 누'다. "탑승객 명단에 김전일이 있으면 무조건 도망가라"로 시작되는, 김전일 만화의 코드를 뒤튼 유머가 있다. '옥문도'는 그 코드가 사실 김전일이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라고 말하는 그 할아버지에게 있음을 보여준다. 2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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