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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VS 발몽, 로테 VS 투르벨 부인, 괴테 VS 쇼데를로 드 라클로

정성일의 연출 데뷔작의 가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었는데(최종적으론 <카페 느와르>로 바뀌었다), 나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설마 괴테 원작을 현대적으로 각색했을 줄은 짐작못했을 것이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가 동명의 영화와, 한국영화 <품행제로>가 고전 프랑스 영화 <품행제로>와 무관하듯이...

삶보다 큰 스승은 없다-북호텔

1898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파리의 빈민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외젠 다비는 초등학교를 마친 후 열쇠 철물 견습공으로 일했다. 1차대전이 일어나자 징집돼 참전했고, 전후에는 파리로 돌아와 화가 친구들과 어울렸다. 1923년 다비의 부모는 파리 10구 제마프 운하로 102번지에 있는 북호텔을 구입해 운영을 시작했다. 1926년부터 다비는 이곳을 ...

작가의 터무니없는 의무감-인생의 첫 출발

도입부에 '진입 장벽'을 쳐두는 소설이 있다. 초반 몇 페이지 동안 지루하고 이야기 전개에 별 도움이 안되는 배경 설명을 하면서 끈기 없는 독자들을 일찌감치 내치는 것이다. 이 정도는 알아야 내 소설을 읽을 자격이 있다는 듯. 오노레 드 발자크의 <인생의 첫 출발> 도입부도 그렇다. 발자크는 초반 몇 페이지에 걸쳐 당대 프랑스 사회의 역마차 ...

라캥 부인의 심정-테레즈 라캥

에밀 졸라가 1867년 내놓은 첫 장편소설 <테레즈 라캥>을 읽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이 소설은 박찬욱의 영화 <박쥐>의 원작이고, 짐작가다시피 <박쥐>보다 훨씬 뛰어나다. (물론 졸라와 박찬욱을 비교하는 건 부당하다.) 일단 난 이 소설 속 테레즈, 로랑, 카미유, 라캥 부인의 구도가 너무나 확실하게 ...

그리스와 로마-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한 달 가까이 읽은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전 2권)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적어두고 넘어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난 언젠가부터 로마사에 끌리고 있다. HBO의 시리즈 <ROME> 두 시즌을 다 봤고,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중 카이사르 관련 2권을 읽었다. 로마 제국 14대 황제이자...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프랑스 작가 보리스 비앙의 소설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읽었다. 1947년에 출간된 이 책은 기구한 유래를 지녔다. 시인이자 평론가이며 재즈 연주자이기도 했던 비앙은 한 신생 출판사 사장으로부터 괜찮은 미국 스릴러 한 편을 골라 번역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흥미롭게도 비앙은 버넌 설리번이...

징한 느낌-태평양의 방파제

참 징하다. 그래서 독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누보 로망을 읽고 이런 감정이 들다니. 마르그리트 뒤라스를 참 좋아했다. 같은 작가의 소설을 좀처럼 잇달아 읽는 경우는 없는 내가 그의 소설을 몇 권이나 사두고 읽곤 했으니. <태평양의 방파제>는 오랜만에 찾아든 뒤라스의 소설이다.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어느 곳의 바닷가. 어머니는 조제프와 쉬...

동경과 환멸-마담 보바리

'마담 보바리'에서 동경과 환멸은 종이의 앞뒷면이다. 엠마는 낭만적 소설 속에 펼쳐진 사랑과 대도시의 멋스러운 생활 스타일, 마를 일 없는 열정을 꿈꾸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우직하고 멋없는 남편, 별 일 아닌 것으로 수다스러운 마을 사람들, 지겨운 시골의 일상이 있다. 6년간 수많은 머리털이 뽑히는 불면의 나날 속에 소설을 완성시킨 귀스타프 플로베르는 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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